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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라면

category 독일/소소한 일상 2018. 8. 19. 04:53

독일은 문들이 매우 무겁다. 회의를 마치고 노트북, 핸드폰, 키(가 없으면 회사 안의 문들이 안열림),

노트, 펜 그리고 에스프레소 를 들고 문을 열려고 안감힘을 썻지만 문은 열리지 않고 커피만 옷에 쏟았다.


와장창.


'커피를 쏟은건, 내가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텀블러가 없기 때문이다' 라는 논리 왕 급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텀블러를 사러 Starbucks에 갔다. 세군데 정도 들러보고 마음에 드는 텀블러를 샀다. 놀랍게도 세 매장 모두 같은 텀블러만 있었다. 야호!!


세번째 Starbucks 매장으로 가던 길에, "Asian Market"를 발견했다.

친절한 나의 러시안 동료들이, 내가 음식을 잘 못먹을까봐 걱정이 되었는지.. 아니면 평소에 내가 밥을 자꾸 남겨서인지..

아시안 마켓들을 몇 군데 알려주긴 했었는데, "나는 독일음식 먹을꺼야 감자 고기 짱짱맨" 이라면서 듣질 않았었다.

하지만 실제로 아시안 마켓을 보게 되자, 홀린듯이 안으로 들어가서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나는 발견했다. 마침 세일 중인 신라면, 그것도 단 하나 남은 신라면을. 단돈 0.69 유로!! 그래서 나는 샀다 신라면


라면을 끓이는데 남편 생각이 많이 났다.

남편과 연애를 하기 시작한 이후로 (이게 이미 6년전....) 나는 라면을 끓여본 적이 없었던 거다.

왜냐하면 그는 '라면 끓이기' 분야의 무언가 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라고 쓴 이유는, 좋은 표현이 생각이 안나서다.

여튼 그는 굉장히 라면을 끓이는데에 소질이 있다.


사실 나는 라면을 좋아하지 않는다. 돈코츠 라멘 만을 좋아한다. 그래서 잘 사먹지도 않는데, 남편이 끓인 라면은 홀린듯이 먹게된다.

그만큼 킹존맛이다.

하지만 남편이가 한쿡에 있으므로 나는 혼자서 라면을 끓여야만 했다. 너무나도 큰 도전이였다. 그래서 나는 외쳤다 도전


그래서 저녁으로 라면을 끓였고, 그릇에 붓는 순간 알게되었다.

1인분의 라면을 끓인 후, 냉면 그릇만한 그릇에 부었는데 넘칠랑 말랑 하게 가득 찼다.

슈ㅣ발 망했네 이럴줄 알았으면 옆에 파는 꼬꼬면이나 진라면 아니면 뭐 다른 라면 많았는데 딴거 사올껄.


분명 밍밍할텐데.. 우짜지? '음식물쓰레기 만들기' 분야의 신인상받을 기세인데..


하지만 열심히 끓인 라면이니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먹자마자 너무 맵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분명 수출용 라면을 샀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매운거지?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그런 생각은 계속 들고.. 계속 들고.. 계속 들어서..

결국 나는 라면을 3 젓가락도 먹지 못했다.


에어콘도 없는 나라에서, 나는 점점 땀 투성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잘 모르겠다. 원래 매운걸 잘 못먹긴 했는데.. "신라면" 도 못먹을 정도로 매운걸 못 먹었나?????? 진심???????? 뭐지 이게???????????





그래서 그냥 맥주나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러타 그래서 그냥 맥주나 먹고 있다. :-(


며칠 전, 회사 동료들이, "한국에서는 매운 음식을 많이 먹는다며?" 라며 불닭볶음면 같은것들 이야기를 했었다.

그래서 나는 "잘 먹진 못하지만 매운 음식을 많이 먹었고 좋아해" 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동료들이 전달해 주길, 지금은 휴가 간 사람 중에, 매운 음식을 굉장히 좋아하는 동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는 나와 함께 매운 음식들을 먹고싶어한다고 들었는데.... '매운걸 못먹는 한국인이라니' 얼마나 실망할까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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