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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으로 이사가기

category 독일/소소한 일상 2018. 8. 8. 05:21

1. 베를린에 가져갈 짐들의 합은?

독일으로 취업이 결정되고 난 후 부터 짐을 계속 쌋다가 풀었다가를 반복한 후

엄선된 아이템들로만 꽉꽉 빈틈없이 가득찬 캐리어 2개를 만들 수 있었다.


추가금을 낸다 하더라도 가져갈 수 있는 무게는 32Kg 까지 였고

(어짜피 사람이 날라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70파운드까지가 보통 맥시멈 무게라고 한다)


내가 손이 2개니 캐리할 수 있는 캐리어는 2개가 한계.

수화물 용으로는 32Kg 와 23Kg 캐리어 각 2개

백팩(기내용) 에 필요한 문서 및 이것저것 담아서 8Kg

조그마난 가방에 여권과 핸드폰


이렇게 담아서 인천공항에서 베를린으로 출발 하려고 하는데, 비행기가 딜레이 되었다!


나는 인천공항 - 바르샤바 쇼팽 공항 - 베를린 테겔 공항 이렇게 환승하는 루트의 LOT 비행기표를 구매했었고,

환승 시간은 2시간 30분이였는데

비행기가 결국 2시간 딜레이 되었다. 


출발 전 찾아보니, 바르샤바 쇼팽 공항은 40분 환승이 가능하다고는 하는데

이게 가능하긴 한건가? 의문 반. 근데 뭐 어떻게든 비행기 태워는 주겠지 하는 마음 반. 으로 출발!!

근데 생각해보면 애초에 나에게는 40분도 없음 :(



2. 환승하기


그리고는 바르샤바 공항에 도착. 시계보니 20분 남음. 과연 환승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퀘스트 시작합니다.


2.1. 이동

비행기 내려서 버스타고 이동

이동해서 걸어 올라가면서 맨 처음 나오는 터미널 상황판 으로 게이트 확인

이후 무작정 뛰었음. 8Kg 배낭 + 조그마난 가방 + 면세용품쇼핑 을 모두 들고 뛰었음.


2.2. 여권검사

계속 뛰다가 쉥겐 지역 여권 검사 지역에 쪼끼쪼끼 입은 사람들이 보이는 것을 발견

저 멀리서 뛰면서 계속 "베를린 베를린!!!" 하고 외쳤더니

"디스웨이 디스웨이!!!!!" 하고 함께 외쳐주며 여권 검사 맨 앞칸으로 이동 시켜줌

그 와중에 여권 검사를 위해 줄 서 있던 기존 사람들에게.. 내 표 보여주면서 

환승시간이 짧아서요, 미안해요!

라고 말했더니, 사람들이 십몇분 남았는데? 못 타는거아냐? 라면서 웅성웅성 거림


+) 워킹 비자를 받고 온거라, 편도로 비행기 표를 사 왔는데 그런거에 대한 질문은 1도 없었음.

심지어 내 워킹 비자를 확인하지도 않음.. :(


2.3. 보안검사

보안검사대로 감. 다행히 사람이 없었음.

이미 전자기기는 다 빼놨어서, 알아서 촥촥촥 쏟아붓고 검사 끝난 후에는 그냥 아무 봉다리에나 쑤셔 담았음.


2.4. 다시 달리기

이후 아까 체크한 그 게이트로 미친듯이 뛰었음.

"여기 맞는지 모르겠어 확인 좀 해줘" 라고 했더니 맞다고 함

게이트 들어가서 비행기까지 이동하기 위한 버스에 앉음.


시계보니 환승하는데에 10분걸림. 



+) 나와 함께 베를린 베를린 거리면서 뛰던 사람들 중 몇명이 비행기에 없는 것을 확인.

아마 게이트가 어딘지 확인 안하고 뛰신 것 같았음.. 

사실 그 중에 한분이 서성거리면서 게이트 앞에서 전광판 확인하는거 보긴 했는데, 

당장 내가 숨이 너무 차고 급해서 남을 도울 처지가 아니였음 :( 잘 도착하셨길..



3. 베를린에 도착


베를린에 도착해서 비행기에서 내린 후 게이트로 이동하기 위한 버스에 앉아서 기다리다가, 

비행기에서 짐들이 내리는 것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내 캐리어 중 23Kg 짜리를 발견하고 기뻐서 고함지름!!!! 바지벗고 팬티질러!!!!

사실 내심, 내가 이렇게 뛰어서 겨우 탔는데 캐리어는 못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


그리고 그 일이 현실로 일어났습니다.


나의 Heavy 태그가 붙은 사랑스러운 32Kg 캐리어가 베를린에 함께 오지 못했습니다.

아아 그는 갔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캐리어는 갔습니다.


인정하기 힘들었지만, 나는 그렇게 수화물을 분실했다.



4. LOT 수화물 분실


베를린 테겔 공항에서 수화물을 분실했다면?

A15 게이트 맞은편에 있는 Lost & Found 에 갑니다

존니 열심히 기다립니다. 왜냐면 짐을 잃은 이는 많고, 급한건 나고, 직원은 천천히 움직이니까요


어쩌다가 내 차례가 되었다면 비행기 표와 여권 그리고 수화물 태그 표를 넘깁니다

직원이 주는 종이에, 나의 영구 주소 및 임시 주소 그리고 그밖의 정보들을 기록합니다

잃어버린 가방의 색깔 및 재질 , 그리고 가방 안에 세관에 걸릴만한 것들이 있는지 여부 등을 체크합니다


이후 직원이 가방에 식별할만한 태그가 있냐고 묻길래,

Heavy 태그가 있고, primary 태그가 있다고 알려줌. 얼마냐 해비하냐 등의 잡담을 많이 했는데, 사실 이쯤에선 잡담할 기분이 아니였음 너무 더웠기 때문. 야호 35도!!




그리곤 호텔로 가서 기다립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잃어버린 사랑스러운 캐리어는, 옷과 신발 화장품 양말 그리고 속옷들이 함께하는 캐리어인데..

올때까지 난 뭘 입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 지금 짐 늘려봤자 임시숙소까지 옮기기만 힘드니까



+) 하루가 지남. 캐리어는 오지 않음. 수화물 트래커로 체크해 보았지만, 아직 찾고 있다라고 뜸.

옷, 속옷, 세면용품 을 구매함. 100USD 까지는 보상한다고 웹페이지에 나와 있길래 구매하긴 했는데, 어떻게 청구하는건지 몰라서 문의 메일을 보냄.


+) 이제 일주일이 지났음. 아직도 트래킹 되지도 않고, 해당 회사는 전화도 안받고 메일 답장도 안옴.

세상 짜증...


+) 10일이 지났다. 트래킹은 되지 않으며, 전화도 받지 않는다. 

외국인인 내가 전화를 거는 걸 텔레파시로 아는건가?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어서, 독일인 동료에게 전화를 부탁했다

그녀는 15분간 통화를 시도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 시발 내 짐들 다 어디에 짱박혀있는거야. 그안에 쥐포있는데 망했네.


+) 빡쳐서 페북에 메시지 보냈는데, 캐리어 잃어버렸을때 어디로 연락하면 되는지를 알려주고 끝났다.

빡쳐서 부서진 캐리어 관련해서 신고하면서, 잃어버린것에 대해서 또 한풀이 대잔치를 했는데 어쩔수 없단 답을 듣고 끝났다.

빡쳐서 인스타그램에도 글을 쓰고 태그 걸었는데, 시발놈들. 별 소용이 없다.

나의 독일인 동료들이 굉장히 열심히 항의전화를 해 주었지만, 결국 "내 손을 떠난거라 어떻게 할 수가 없어" 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


+) 무려 한달 뒤에 찾음.

안에 들어있던 음식들은 전부 상해서 버리게 되었고, 캐리어는 잔득 갈린 채였음... :-( 없어진 물건도 있음.

이미 해탈한 지경인지라, 캐리어 잃어버렸을때 사용한 금액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어서 메일을 보냄.

자기네 규정은 보상금액의 MAX가 100유로까지 인지라, 거기에 +a 만큼 주겠다고 답변이 옴. 세상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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