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르 : 드라마
감독 : 정지우
등급 : 15세 관람가
관람정보 : 집
개인적인 평점 : 7.1 / 10
어느 채널인지는 모르겠으나, 늦은 밤 독립영화를 틀어줘서
가끔 보곤 했었는데, 그러다가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사실 나의 부모님은.. 한국의 다른 부모님들과는 좀 다르게,
나에게 단 한번도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하거나 1등을 하라고 한 적이 없었기에
엄마의 그 도를 넘은듯한 집착은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너무 과장된 느낌이랄까.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매우 불쾌 했었다.
그래서 실질적인 영화의 결말이 괜찮게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기분이 나쁘고 불쾌했다.
그것은 감독 역할을 한 배우의 사투리가 아주 크게 한 몫 했을 것이다.
실제로 나는 그 배우가 고함을 칠 때마다 움찔거리거나 움추려 들었다.
나는 태어나서부터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부산에서 살았고,
실제로 감독이 윽박지른 것 같은 말들을 들었던 기억들이 있다.
특히 운동할때, 체육관에서 더더욱 그랬었는데,
영화에서 감독이 외치는 것 처럼
"대라 딱 대라" 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고,
이유없이 머리를 박거나 엉덩이를 맞거나 엎드려뻗친 채로 발로 걷어 차이는건 흔한 일 이였다.
내 다리에는 항상 멍 자욱이 가득했다.
파란색, 보라색, 그리고 노란색이 뒤엉켜서 다리는 흔히 말하는 "살색" 이 더이상 아니었다.
놀랍게도 나는, 여태껏 자라면서
집에서는 단 한대도 맞아본 적이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체육관에서 얻어맞을때면, 그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이 이미 다 그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고,
그렇게 맞아야 정신을 차리고, 더 집중하고, 그리고 그게 운동을 잘하는 길이라고 계속해서 얘기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당시에 발목의 상태가 좋지 않았었는데,
그렇게 얻어 맞고 나면 직접 찜질을 해주고 걱정을 해주시고 했기 때문에
나는 이러한 일종의 폭행 들이, 정말로 나를 위해서 그랬던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냥 그게 지나간 일들 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움찔거리고 겁먹는 내 자신을 마주하게 되니
어쩐지 매우 서글퍼졌다.
1등을 하지 않아도 되는,
레일을 벗어나도 인정받을 수 있는,
등수가 아니라 타인이 내게 바라는 것들이 아니라,
나에게 내 스스로 느끼기에 반짝이는 것들을 쫓아가며 살 수 있는 삶.
나도 이 영화의 소년처럼,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