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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를 아무리 공부해도 (사실 잘 하지도 않지만)

늘지 않는 이유는, 사실 독어로 말을 할 기회가 전혀 없어서 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는 동네는 마트든, 이웃이든 다들 영어를 잘 하고.. 회사에서도 영어로 말하니까

독일어를 쪼끔 공부해서 쪼끔 외워도, 써먹을 일이 없으니 홀라당 까먹고 만다.

 

그래서 이제 독어를 쓸 수 있는 상황이 오면, 최대한 써보기로 했다.

 

(호호 할아버지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감)

의사 : Frau. ㅇㅇ?

나 : Ja! Hier!

 

의사 : Wie geht's? 어떻게 지내?

나 : Alles gut! Und dir? 다 좋아, 너는?

의사 : Auch gut 나도 좋아

 

나 : (독일어로 너무너무 말하고 싶음. 오늘의 퀘스트가 밀린 기분, 그래서 좀 큰 목소리와 엄청 높은 톤으로)

Wie du weißt, ich bin ein bisschen Deutsch!!!!!

너도 알다시피, 나는 조금 독일인이다!!!!

 

(이미 독일어로 몇마디 했다는것에 굉장히 만족스러워져서, 세상 뿌듯한 표정으로 앉아있었음. Sprechen 빼먹었는지 몰랐음.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써먹었다가 깨닫게 됨. 사실 알고는 있었는데, 입에 붙은게 ich bin이라서....)

 

의사 : .... Ach so..

나 : Ja!!!!!

의사 : Hum... oooooooo uns über ooooooo Test oooooo Bist du oooooo Zeit oooooo blut oooooo

나 : (동공지진)

의사 : oooooo kam oooooo blablabla

 

나 : (영어로) 미안한데, 혹시 한번 더 영어로 말해 줄 수 있어? 완전 못 알아 들었어.

의사 : (영어로) 아 응, 테스트 결과가 나왔는데... 블라블라블라

 

나 : (영어로) 아 그래서, 추적 검사만 하면 될 것 같다는 거지?

의사 : (혼잣말) ein bisschen.. ein bisschen.... a little... a little...

 

나 : nach einem Monat..?

의사 : (영어로) 아 응, 한달 뒤쯤에 다시 검사 한번 더 받아보자.

의사 : (혼잣말) .... a little... a little... (잠시 웃었다가) a little....

 

나 : (영어로) 그래 알겠어! 한달 뒤에 보자!

의사 : (영어로) 아 내가 리셉션에 말해줄께

 

 

 

이후 의사가 리셉션에 한달 뒤에 예약 잡으면 된다고 말한 후,

나를 쳐다보면서 엄청 자상한 할아버지 표정으로 Bye..  a little German 이라고 인사해줌

 

이후 이 병원에 가면, 의사가 a little German 왔구나! 라고 매 번 말해주고 있다.

 

기... 기억해 주는건 고마우나.. 볼때마다 왠지 엄청 당당했던 그때 생각이 나서 조금 부끄러움..

독독독 A1 내돈내산 했는데.. 이거부터 일단 좀 열심히 듣고 연습하러 가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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