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Storage 팀과 관련된 QA 일을 하고 있다.
처음에 베를린 회사에 컨텍을 할 때는 Frount-end 쪽 인터뷰를 보고, Java script 개발자에 지원했었다.
잘 못하지만 저걸 한 이유는 간단한데,
1. 내 영어가 형편없음
2. 개발자를 해야 그나마 못하는 영어를 커버가능할 것 같았음.
3. 결과가 그래도 바로바로 나오는 단의 일을 해야, 설명하기 쉬울 것 같았음.
하지만 3번째 면접인가때에, QA 매니저가 들어와서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QA 팀에 입사를 하게 되었었다.
그 당시에는 팀 매니저도 입사한지 얼마 안 되었었기 때문에,
굉장히 너프한 이야기만을 내게 해 주었었고.....
그래서 내가 뭘 할지 잘 모르는 상태로 베를린에 넘어오게 되었었음.
입사하고 나서는 한동안 Back-end 쪽 QA 였는데,
어느날 디버깅을 하다 보니, 더 아래쪽 레이어 관련 일을 보게 되었었고
그 이후, 그러니까 입사하고 몇달 뒤에 매니저에게 이야기를 했다.
니가 이미 알고 있겠지만, 내 도메인이
내 원래 도메인이 SSD, F/W, Storage 쪽이라서, 내 생각에는 이쪽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니 생각은 어때?
그러자 매니저가 사실 그 자리에 사람을 계속 뽑으려는 중이였는데,
Storage 지식 + QA 할 줄 아는 사람이 몇 없어서,
몇 년 째 비어있었다고 했다. 그리고는 니가 이걸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니 너무 기쁘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는 그냥 그런갑다 했는데,
다음주에 바로, 윗선까지 전부 다 보고가 되었고 내 일이 변경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 물론 당장, 대뜸 그 일을 할 순 없으니까
지금 일을 하면서 조금씩 아랫단 레이어 지식을 넓혀 나가는 걸로.
독일에서 일을 하다보면 뭐가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하나도 없는데,
일주일만에 윗선 보고가 다 끝나고, 뭔가 구체적인 계획들이 세워지는걸 처음으로 보게 되었고
여러 부서 사람들이 와서는, "너 이제 스토리지쪽 일 한다면서?! 스토리지 팀 사람들이 엄청 기뻐하고 있어!"
라는 말들을 들으면서 뭔가 조금씩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얼마나 다들 급했고, 이 자리 일하는 사람이 필요했으면...
나에게 다들 찾아와서 저러는거지? 아 이건 굉장히 익숙하게 한국에서 받은 느낌인데..
이후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 시발 엿됬구나
그리고 이제서야 QA팀 관점에서 해당 레이어의 Test 관련 된게 뭐가 있나 등등을 살펴보는데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었다.
야호! 점점 일이 많아지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미친 일중독자! 가만히 있었으면 즐겁게 잘 지냈을텐데, 뭐할라고 후벼파서 일을 만들었지?!
좋은 점은, 아무것도 없어서 그냥 다 내맘대로 만들면 된다는 것.
무엇을 만들어도 성과가 될 거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음.
나쁜 점은, 나를 이끌어줄 사람도 도와줄 사람도 거의 없고, 다들 원하는게 많다는 것.
야호 즐거운 회사생활!